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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의 겨울은 견딜만하다

고비의 1월 날씨

강성욱 | 기사입력 2019/01/24 [10:35]

고비의 겨울은 견딜만하다

고비의 1월 날씨

강성욱 | 입력 : 2019/01/24 [10:35]

▲     © 강성욱

 

고비는 몽골에서 가장 남쪽에 있다. 그래서 고비가 몽골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라고 한다. 1월은 겨울의 막바지이지만 혹독한 추위에 별로 시달리지 않았다. 내륙 사막이라 지표면이 어느 정도 균일하기 때문에 기압차가 적어 큰 바람이 거의 일지 않았다. 월 초에 밤에는 영하 삼십도 정도 내려갔지만 날이 갈수록 기온이 상승하여 월 말쯤에는 최저 기온이 영하 십 몇 도 정도로 밖에 내려가지 않는다. 이곳은 건조하기 때문에 영하 십도 정도는 한국의 영도 안팎의 날씨로 체감된다. 이제는 아침에 나올 때 모자에서 귀덥게를 내리지 않아도 된다. 사막이 황량하기는 하지만 겨울은 일기 변화가 심하지 않아 그런대로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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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맞는 마지막 신년 초가 될 것 같아서 신년 해맞이 열차 행사에 다시 참가했다. 목적은 작년에 찍은 것 보다 좀 나은 사진을 찍고 싶어서였다. 이번에는 열차가 좀 늦게 출발했다. 울란바타르역에서 630분에 출발하여 한 시간 후에 바크 항가이역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이 좀 늦어 이미 여명이 밝아지고 있고, 불집에 불이 한참 붙고 있다. 이번에는 116기 봉사단원인 채영구선생과, 신경철선생이 동반했다. 덕분에 신선생이 멋진 사진을 찍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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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쌓였다. 밤새 바람이 잔 채 눈이 내린 모양이다. 하얗게 자동차 지붕을 덥고 있다. 이런 눈은 고비 와서 처음 본다. 보통 구름이 몰려오면 강한 바람이 동반된다. 아니 강한 바람이 구름을 몰고 오는 것이다. 그런데 밤새 바람도 없이 거짓말처럼 눈이 소복이 쌓였다. 아침 출근길에 눈이 쌓였으니 바람이 잘 거라 짐작하고 대충 차리고 나왔다가 칼바람에 된통 당했다. 구름이 있으면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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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들어 큰 바람은 없다. 공기가 낮게 안정되어서이다. 한낮의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로 올라간다. 이 정도면 한국의 봄 날씨 같다. 몽골인들은 반소매 차림으로 밖에 나오는 사람도 있다. 아침 기온이 서늘해서 좋은데 상쾌하지는 않다. 바람이 없는 날은 도시 난방 매연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분지에 가라앉는다. 거리가 매케한 연기에 뒤덥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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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탁 맡긴 양가죽을 찾으러 건너편 마을의 세탁소에 갔다. 요즘 낮에 바람이 없어 제법 따뜻하다. 모래강이 물이 흐른다. 모래강에 덥힌 얼음이 녹아 흐르고 있다. 이거 몽골 겨울이 맞는지 의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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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창문이 흔들린다. 밖을 보니 역시 전기줄이 출렁거린다. 바람이 세다. 오늘 단단히 하고 나가야한다. 출근길에 바람이 제법 세다. 여기는 바람이 조금만 세도 모래 바람이 일어난다. 하루 종일 매운 바람에 곤욕을 치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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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일주일 이상 바람이 없다. 해가 뜨면 기온이 올라가 날이 좋아진다. 아침에 나오는데 서늘한 기운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마치 봄 날씨 같다. 십 여일 후면 차강사르(설날)’. 차강사르 지나면 봄이다. 사람들은 차강사르 음식 재료 사나르기 정신없다. ‘후흐드 어르동(어린이회관)’에서 차강사르 음식재료 시장이 열렸다. 핸트아이막 아르항가이아이막 사람들이 와서 차강사르 상차림에 들어가는 히빙버우(딱딱한 빵), 아롤(우유 건조과자)등을 팔고 있다. 차강사르 상차림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통 마리 양고기다. 곱게 손질한 양고기를 진열하여 팔고 있다. 몽골인들이 차강사르 상차림을 하려면 양 한 마리와 아롤 2킬로그램 정도, 히빙버우 한 무더기가 필요하다. 양은 십이만 투그릭 정도 하고, 아롤 1킬로에 만 칠천 투그릭, 히빙버우는 이만 투그릭어치 정도 필요하다. 상차림에 대략 이십만 투그릭 정도 들어갈 것 같다. 여기다 손님 대접할 보즈(만두) 빗고, 음식과 술을 준비하려면 이것도 이십만 투그릭 정도는 써야 한다. 거의 노동자 한 달 봉급을 차강사르 지내는데 들어간다. 몽골사람들이 우리 보다 훨씬 고물가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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