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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놀러가야만 허르헉을 맛 본다

축제 음식 허르헉 만들기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7/07 [06:54]

몽골에서 놀러가야만 허르헉을 맛 본다

축제 음식 허르헉 만들기

강성욱 | 입력 : 2018/07/07 [06:54]

▲     © 강성욱

 

일승망항은 아직 바다의 향기가 조금은 남아 있다. 샤인샨드처럼 물이 싹 사라진 사막이 아니다. 바닥에는 물이 고인 웅덩이가 조금 남아 있다. 제법 습지가 되어 풀이 많이 자란다. 덕분에 샤인샨드에서 볼 수 없었던 모기가 있다. 풀밭을 다니다 순식간에 몇 방 물렸다. 모기와 파리를 쫒아 낼 방법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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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인 바레가 들판에 널려 있는 마른 똥을 주어 온다. 말을 끔찍이 아끼는 몽골인들이 똥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헌니, 야마, 테메에서 나오는 구슬 같은 똥을 허르걸이라고 한다. 아도()에서는 주먹 만한, 허멀이 나온다. 그리고 우후르에서는 대접만한 아르갈이 나온다. 사람 것은 바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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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가 마른 허멀을 주어 와 불을 붙인다. 가축이 들풀을 먹고, 유기물을 적당히 흡수한 다음 내 놓은 분비물은 섬유질 덩어리다. 바짝 마른 허멀과 아르갈은 불이 잘 붙는다. 아이들이 비닐 주머니를 들고 허멀과 아르갈을 주우러 나간다. 허멀을 태우면 그 냄새에 보르가스(작은 파리)는 접근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불을 피우고 나니 모기와 파리가 없다. 불에서 특별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닌데, 곤충들은 미세한 가스를 감지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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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가 불 속에 촐로(자갈)을 넣는다. 허르헉 만들기 위해서 촐로를 굽는다고 한다. 아니~ 이런~ 먹는 거에 들어가는 건데, 똥 태우는데 넣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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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분 정도 지나서 양고기, 감자, 당근, 양파 등의 재료가 준비되었다. 재료에 하얀 지방 덩어리가 있다. 그건 넣지 말자고 했더니 정색을 한다. 이것이 들어가야 맛있단다. 지방덩어리는 양 꼬리 부분에서 나온다. 마흐 델구르(고기상점)에 가면 이 지방 덩어리만 따로 파는데, 고기보다 더 비싸다. 겨울에 혹한을 견뎌야 하는 몽골인들은 고기보다 지방 덩어리를 더 좋아한다. 소시지나 햄에서도 속에 햐얀 지방 조각들이 박혀있는 것이 맛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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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허르헉에 재료가 모두 들어간다. 압력솥의 끓는 물 속에 달구워진 촐로를 넣으면, 더 세게 들끓는다. 이 때 재료를 넣는다. 촐로와 고기, 채소를 교대로 집어 넣는다. 마지막으로 양배추로 덥고, 뚜껑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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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혀진 압력솥을 불 위에 올려놓는다. 삼십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모두들 듄에 올라 음료도 마시고, 놀이를 한다. 바레가 나에게 부크(몽골 씨름) 도전을 한다. 미안하지만 이건 응할 수 없다. 손사레를 치고 도망가니, 아이들과 붙는다. 그런데 덩치 큰 바레가 왜소한 아이에게 휙 넘어간다. 역시 운동은 순발력과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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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저 아래 불 위의 압력솥에서 소리가 난다. 허르헉이 다 되 간다. 압력솥에서 고기도 꺼내고, 촐로도 꺼낸다. 사람들이 뜨거운 촐로를 손에 들고, 돌 찜질을 한다. 몸에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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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전통 방식으로 만든 허르헉은 먹기가 조금은 불편하다. 고기는 충분히 익었지만 양고기 섬유질 때문에 잘 뜯기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캠프에서 허르헉을 먹을 때, 잘 드는 칼을 같이 준다. 칼로 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 먹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압력솥에서는 끓는 물의 온도가 백도 넘게 올라간다. 그래서 고기가 푹 익어 먹기가 좋다. 푹 익은 닭백숙에서 뼈가 쑥쑥 빠지듯이 양 갈비뼈가 잘 빠지고 고기도 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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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르헉은 몽골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제 음식이다. 이 음식은 한 번에 많은 양을 해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모일 때만 한다. 축제나 캠프 나들이 때나 만날 수 있는 음식이다. 그래서 시내 식당에서는 주문하기가 어렵다. 몽골 여행할 때 숙박할 캠프에 전화로 미리 예약하면 저녁 파티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최근에 고급화된 캠프에서는 먹기 편하게 접시에 잘 담아 내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은 허르헉의 본래 맛을 느낄 수 없다. 허르헉은 들판이나 게르에서 양갈비를 손으로 잡고, 뜯어야 제 맛이다. 양고기는 섬유질이 풍부해서 질긴 부분이 많다. 고기 쪼가리들이 이빨 사이사이로 파고 들면 정신이 없다. 몽골 여행 짐 속에 치실 한 곽 쯤은 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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