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밍우드는 인구가 이만명 정도 된다. 중국과의 출입국 접경이어서 일거리가 많아서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여기도 생샨드와 같이 학교가 네 개가 있다. 유치원장 ‘보드러’가 자기 유치원을 안내한다.
출입구에서 신발 덮게를 씌우고 들어갔다. 2층으로 되어 있는 작은 건물에 1층에는 아이들에게 줄 음식을 만드는 주방이 있다. 교실은 1,2층에 나뉘어져 있다.
몽골은 아이가 두 살이 될 때까지 부모가 기르고, 두 살부터 다섯 살까지 유치원을 다닌다. 이 유치원은 두 살 간격으로 아이들을 나누어 반을 편성하고 있다.
내가 간 시간이 마침 아이들이 식사를 마친 순간이어서 아이들이 이를 닦고, 잘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사진을 찍어주자 좋아하면 서로 찍으려고 한다. 몽골 유치원은 아이들을 거의 부모처럼 잘 돌본다.
이 유치원을 잠시 보고 나서 보드러의 친구가 원장을 맞고 있는 ‘투무르 잠(철도회사)’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찾았다. 철을 투무르라 하고, 잠은 길이다. 철도회사의 이름이 철길이다.
‘투르르 잠’은 몽골에서 가장 유력한 회사다. 여기서는 병원, 학교, 유치원 등 복지시설을 별도로 운영한다. 직원에게 주택도 공급하고, 퇴직하면 연금도 지급한다. 몽골 경제와 따로 돌아가는 공동체다. 그래서 몽골인들은 투무르 잠을 왕국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의 삼성 격이다.
‘투무르 잠’ 직원 자녀만 다니는 유치원은 규모가 상당히 크다. 아이들이 사백 명이 넘는다고 한다. 현대적인 급식시설과 교실을 갖추고 있다. 마침 어린이용 식사를 내 놓는다. 소고기와 야채, 쌀을 넣어 끓인 국과 볶음밥이다. 영양식으로 괜찮고, 맛도 있다. 몽골인들은 항상 어린이를 최상으로 여긴다. 몽골 선생들도 유치원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
오늘 유치원에서 어린이 신년맞이 행사를 하고 있다. 우리의 어린이집 재롱잔치처럼 부모들이 모두 와 있다. 경비 아저씨가 산타로 분장하여 이린이들을 즐겁게 한다. 이들은 기독교를 믿지 않지만 크리스마스와 산타를 좋아한다.
시내 구경을 하고 나서 투신 자르갈과 같이 3번 학교 강당에서 열리는 신년맞이 행사에 갔다. 중국 영사관이 주최해서 시내 학교 교사들과 공무원들이 참석하는 행사라고 한다.
서둘러 시간 맞춰 갔다. 참가자들은 모두 정장 차림이다. 여자들은 드레스에 나비넥타이 한 남자도 있다. 한 쪽에 뷔페 음식이 차려져 있다. 웨이츄레스들이 와인 잔을 나른다. 몽골인들은 신년맞이 행사 준비에 많은 정성을 들인다. 이 날 하루 입으려고 드레스 준비하고, 예쁜 몸매 자랑하려고 한 달 동안 살 빼고 헬스 한다고 한다.
중국 영사, 아이막 대표 등이 연설하고 식사와 함께 무대에서는 가무가 펼쳐진다. 노래 한곡 부르고 나면 경품을 한다. 자르갈이 나에게 경품권을 두 장이나 주었는데 하나도 안 맞는다. 이런 데는 운이 지지리도 없다. 행사 마치고 나오니 선물이 담긴 쇼핑백을 나누어준다. 이거 공짜로 얻어먹고, 선물도 받고 수지맞았다.
와인에 얼근해져서 기숙사로 돌아 왔다. 마침 학교가 방학이라 아이들이 없다. 방 하나에 네명이 쓰는 기숙사를 혼자 독차지하는 호강을 누린다. 몽골의 남쪽 항구 격인 철도역은 밤새 시끄럽다. 기적 소리, 열차 철컥거리는 소리에 잠 설치며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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