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과 사막의 땅인 몽골은 대부분의 마을이나 도시가 분지에 자리 잡고 있다. 바람이 영향을 조금이라도 적게 받는 지형을 찾다보면 그럴 수 밖에 없겠지. 몽골 고원의 중심부를 ‘투브 아이막’이라고 한다. 투브는 중심인 센터라는 말이다. 투브 아이막 가운데 분지에 울란바타르가 있다. 여기에 러시아인들이 울란바타르의 인구를 60만으로 생각하고 도시 계획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130만이 넘게 살고 있다. 인구 300만 정도의 몽골에서 거의 절반이 수도에 몰려 있는 것이다. 하긴 우리나라도 수도권에 이천만 이상이 살고 있다. 경제 조건이 좋은 곳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
도시 인프라의 필수는 전기와 상하수도인데, 겨울이 긴 여기는 도시 난방이 하나 더 추가된다. 울란바타르의 아파트나 사무실에는 벽에 ‘파르’라는 방열기가 붙어 있다. 울란바타르 각 지역에 있는 3개의 화력발전소에서 열을 생산하여 각 가정에 온수를 공급한다. 이 석탄 화력발전소들은 거대한 굴뚝에서 회색빛 연기를 24시간 뿜어 낸다. 그런데 이 연기는 도시 공기 오염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높은 곳에서 방출하여 상승기류를 타고 거의 다 대기에 흩어지기 때문이다. 도시 매연의 주범은 파르가 들어가지 않는 각 가정에서 때는 석탄 연구와 자동차 배기가스 때문이다. 울란바타르 주면 산 기슭에는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전통 가옥인 게르를 짖고 산다. 여기에는 전기는 공급되지만 파르와 상하수도는 공급되지 않는다. 그러니 각 가정마다 난로에 석탄을 땔 수 밖에 없다. 저녁이면 검은 석탄 연기가 자욱하게 거리를 뒤 덥는다. 그리고 몽골은 중고차의 천국이다. 우리 나라에서 폐차 대상인 차령 10년 이상 되는 중고차들이 이곳으로 들어온다. 거리에 한국 간판이 그려진 차들이 질주하고 있다. 차량 도색에 돈이 들어가니까 여기 사람들은 중고차를 들여와 그대로 타고 다닌다. 최근에는 차량 대수가 많아져서 교통체증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는 배기 가스 기준을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검은 연기를 내 뿜는 화물차가 거리를 질주해도 교통경찰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다.
이곳 사람들은 매연을 오타라고 한다. 인사가 날씨보다 오타가 어쩌고 하는 말이 대부분이고, 모두들 공기 오염의 심각성을 걱정하고 있다. ADB에 있는 사람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어기’라는 한국어를 잘하는 친구다. 연세대학교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OECD에서도 울란바타르의 공기 오염을 지적하고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대책으로 주변에 위성도시를 세워 인구 분산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도시 정책이 제안되고 있는데, 심한 것은 수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자는 안도 있다고 한다. 일단 땅은 넓으니까.
어떻든 핵심은 도시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 도시의 모든 사람에게 파르가 들어가는 집을 지어 공급하거나, 산기슭의 게르촌 까지 파르 송수관을 연결하거나 해야 한다. 그런데 몽골인들은 자기의 전통인 게르에 살고 싶어한다. 그래서 단독주택 마당에 게르를 지어 놓고 사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그리고 도심에서 멀어지면 노동자들이 이동하는데 불편하다. 경제적인 부분과 전통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고민해야 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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