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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르너고비는 문화의 불모지가 아니다

크누크누 떼아뜨르 오페라 가수 공연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7/12 [00:39]

더르너고비는 문화의 불모지가 아니다

크누크누 떼아뜨르 오페라 가수 공연

강성욱 | 입력 : 2018/07/12 [00:39]

▲     © 강성욱

 

 

 

기관 문화 담당이 오페라 가수 여섯 명이 등장하는 콘서트 8,000투그릭 이니까, 무척 싸다며 티켓을 사라고 조른다. 오페라 가수 공연이 이 정도면 파격적인 값이다. 그런데 공연 시작 시간이 저녁 9시다. 보통 음악회가 두 시간 이상 끄는데, 9시 시작이면 12시 다 되어 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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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분 전에 테아뜨르로 나갔다. 하지가 다가오는지라 아직 날은 훤하다. 우리나라의 7시 정도의 분위기다. 10분 전이 되니 극장 문을 연다. 극장 현관에 머르호르 악단이 몽골 최고 히트곡 '톨링 홀(거울)'을신나게 연주하며 관객을 맞는다. 이 극장의 축제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공연도 역시 9시에 시작하지 않는다. 옆자리의 강호야크 선생과 내기를 했다. 몽골 타임이 20분이냐, 30분이냐. 20분이 지나니 막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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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머루호르 관현악단과 여섯 명의 오페라가수가 등장해 있다. 사회자가 오페라가수를 몽골 국가 오페라단원이라고 소개한다. 관현악단은 머루호르, 몽골가야금, 양금을 주축으로 한 몽골 악기와 콘트라베이스, 트롬본, 호른 등의 양악기가 혼합되어 있다. 이 중에 이 극장 단원이 15명이고, 10명은 다른 아이막에서 지원 나온 것이라고 한다. 양금 몇 대와 양악기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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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가수들은 이탈리아 오페라 곡의 가사를 몽골어로 번안하여 부른다. 몽골에서 작곡된 뮤지컬 곡도 나온다. 몽골어로 노래를 ~’라고 한다. 가수는 ~이 된다. 이 극장에 전속된 도친은 15명이나 된다고 한다. 오늘 주연으로 등장하는 여섯 명의 도친은 이들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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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도 나온다. 춤을 부지크라고 한다. 댄서는 부지크친이다. 여기에 전속 부지크친12명이나 있다. 오늘 이 공연에서 백댄싱과 단독 공연도 하는데, 수준이 상당하다. 이들은 팝댄싱도 능해 팝 가수들의 공연에서 백댄싱을 하기도 한다. 지난 달에 이 고장 출신의 팝가수 심바의 공연이 있었다. 이 때도 여기 부지크친이 백댄싱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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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분위기는 다른 공연보다 열기가 있고, 호응이 좋다. 자기 고장의 아티스트들이라 친근감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주위를 둘러보니 꽃다발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긴 이 공연의 출연자만 하더라도 근 50명이나 된다. 그 가족들만 가지고도 300석을 다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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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장에서 금년에 이와 비슷한 자체 공연이 25, 외국공연 2회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외국은 가까운 중국에 간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막 내 14개의 솜에 이 극장의 절반 정도 규모의 문화센터가 있는데 여기에 가서도 공연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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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담당자는 이 예술가들이 극장 전속만 하고, 다른 직업은 가지지 않는다고 한다. 인구 만이천 밖에 안 되는 도시에서 근 50명에 달하는 예술가를 먹여 살린다고 하니 좀 의문이 간다. 그런데 관현악단의 주축이 몽골 전통악기로 구성되어 있다. 값비싼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양악기는 없다. 예술 영역도 자기들의 전통을 중심으로 꾸려나가니 특별히 돈 들 일이 없겠고. 예술가들의 임금도 공연 수입으로 상당 부분 채워질 수 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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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막의 인구 육만오천, 샤인샨드에는 만이천의 사람이 산다. 여기에 영화 전용 극장은 없다. 단 하나의 극장 테아뜨르가 있다. 처음에는 사막처럼 문화의 불모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이 극장을 중심으로 즐거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자신의 전통과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다. 자기들의 악기로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있다. 문화는 남과 비교하여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삶을 즐겁고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다. 고비는 황량한 땅이지만 결코 문화의 불모지는 아니다.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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