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금) 어린이 날이다. 여기는 어머니날과 어린이날을 같이 보낸다. 낮에 햇살이 제법 따가와졌다. 바람 없으면, 햇빛이 있는 쪽의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른다. 그래도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다. 광장에 행사 구경하러 나갔다. 올들어 처음으로 반팔 차림으로 나왔는데 다닐만하다. 다행히 바람이 적당히 불어 행사 치르기 적당하다. 사람들이 어린이 날 축제를 즐겁게 보낸다. 샤인샨드 광장에서는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태양은 그리 뜨겁지 않아 사람들이 햇살을 받으며 콘서트를 즐기고 있다.
6월 2일(토) 아침부터 바람이 세다. 창 밖에 바람이 창문 흔드는 소리가 심상치 않다. 점심 먹고 집 앞에 있는 노민슈퍼마켓에 갔다 오기가 쉽지 않다. 바람을 앞으로 맞으면 몸이 뒤로 밀린다. 쌀 한봉지 사들고 서둘러 집으로 들어 왔다. 저녁에 해가 저무는 때, 황사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이 바람이 어제 불었으면 진짜 큰 일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봄 들어 가장 바람이 세게 분다. 아직 해가 있어야 하는 시간인데도 캄캄하다. 집안에 황사가 밀려든다. 방안 공기 냄새가 안 좋다. 공기정화기에 필터를 붙이고 틀었다. 한 시간쯤 후 필터를 꺼내 봤다. 필터에 동그랗게 노란색 황사가 걸려져 있다. 바닥은 서그럭 거린다.
6월 6일(수)
바람이 산들산들 분다. 하늘에는 보기 드믄 층운이 끼었다. 층운은 오랜 시간 하늘을 덮는다. 작은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진다. 검은 구름이 몰려와 땅이 파일만큼 비가 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사막은 지표면의 저항이 적어 바람이 빠르게 흘러간다. 공기 흐름이 빠르면 하늘의 구름은 적운(뭉게 구름)이 된다. 큰 구름 덩어리가 뭉게뭉게 오르면 행여나 한다. 하지만, 센 바람은 구름을 순식간에 몰아 버린다. 빗방울은 구경도 못하고, 저 멀리 달아나는 구름만 야속하게 바라본다.
6월 12일(화)
밤은 아직 춥다. 이불을 덥어야 잠을 잘 수 있다. 6월 들어 초에만 바람이 있었고, 거의 맑은 날씨의 연속이다. 하늘에 구름이 없으면, 바람이 잔잔하다. 공기의 이동이 바람이고, 바람이 공기를 밀어 올려 구름을 만든다. 그러니까 바람이 없으면 구름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낮의 기온은 이십 칠팔도 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사람들의 옷차림은 아직 두껍다. 실내에 들어가면 서늘하고, 어쩌다 바람이 불면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녁에 집에 들어오면 서늘하다. 해가 거의 아홉시까지 있지만 석양이 드리워지면 기온은 십 몇 도로 내려간다. 그동안 잘 때는 두꺼운 겨울 수면바지와 양말을 신고 잤다. 며칠전 부터 조금씩 기온이 올라가 얇은 추리닝 바지로 바꾸기는 했다. 그래도 새벽이면 추워서 이불을 당긴다. 사막이 건조한 탓에 뜨거운 태양에 대지가 달구어져도, 해가 기울면 쉽게 열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6월 22일(금)
근 이십일 간 바람이 없는 맑은 날씨가 연속되었다. 오늘이 하지다. 북반구에서 일년 중 태양이 가장 오래 있는 날이다. 대지의 열기도 후끈하다. 아직 낮의 기온이 삼십도 초반 정도 까지 밖에 올라가지 않는다. 이제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졌다. 겉옷은 거의 입지 않고, 반팔 티셔츠 차림이 많다. 그러나 나는 아직 긴팔 셔츠를 입고 나간다. 사무실에 들어가 조금만 있으면 서늘해진다. 반팔 차림만으로는 어렵다. 어제는 저녁에 열기가 식지 않아 선풍기를 내내 틀고 있었다. 오랜만에 긴바지 추리닝을 벗고, 반바지 차림으로 잠이 들었다. 이제는 새벽에도 열기가 느껴진다. 아침 운동 중에 땀이 제법 흐른다. 드디어 이제부터 사막의 여름이 되나보다. 여기의 칠팔월은 40도 까지 오른다는데 기대 된다.
6월 23일(토)
저녁에 구름이 몰려온다. 한낮의 열기가 좀체 식지 않는다. 다행히 저녁이 되자 북쪽 하늘에 구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바람이 세지기 시작한다. 여기서는 바람이 구름을 몰고 와 비의 축복을 내려준다. 하지만 사막 모래 바람을 견뎌야 하는 시련도 있다.
6월 29일(토) 아침 운동 마치고 밥솥에 쌀을 올리고 스위치를 눌렀는데 작동이 안 된다. 전등 스위치를 올려보았다. 안 된다. 정전이다. 샤인샨드가 시도 때도 없이 정전이 되기는 하지만, 아침 시간에 정전이 되면 답이 없다. 페이스북을 보니 광고페이지에 샤인샨드에서 초이르 간 라인을 고친다는 광고가 있다. 오전 2시에서 11시까지 공사한다고 나와 있다. 기관에서 11시 까지 기다렸는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밖의 태양은 뜨겁다. 기온은 38도를 넘는다. 그러나 건조하여 해만 가리면 견딜만하다. 실내 온도는 바깥보다 10도 이상 차이가 난다. 그래서 공공기관이나 집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하는 곳이 거의 없다. 이곳의 필수품은 원동기식 발전기다. 정전이 잦다 보니 은행이나 주유소 같이 전기가 필요한 곳은 자체 발전기를 돌린다. 심지어 가정에서 발전기를 돌리기도 한다.
<저작권자 ⓒ 소금바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몽골생할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