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사막에 봄이 온다 ④

유목민은 풀을 찾아 떠난다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6/05 [05:09]

사막에 봄이 온다 ④

유목민은 풀을 찾아 떠난다

강성욱 | 입력 : 2018/06/05 [05:09]

▲     ©강성욱

꿈 속을 좀 헤멨는가 싶었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다섯시 기상벨이다. 자리를 털고 나왔다. 우후르(), 헌니(), 야마(염소), 노호이() 모두 잠들어 있다.

▲     ©강성욱

 언덕 위로 올랐다.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 해가 올라온다. 사막의 일출이다. 어디서 보든지 일출은 멋지다.

 

▲     © 강성욱

 

사진 몇 장 찍고, 게르로 돌아오니 안주인이 수태채를 내 놓는다. 뜨거운 수태채 한 모금에 속이 시원하다. 몽골인들은 우유를 그냥 먹지 않는다. 물을 끓인 다음, 녹차를 넣어 끓이고, 우유를 넣어 끓인다. 마지막으로 차 잎을 걸러 보온병에 담는다. 아침에 끓인 수태채는 보온병에서 거의 한나절 동안 뜨겁다.

▲     © 강성욱

 

아침을 먹고 있는데, 양과 염소 무리가 이동하기 시작한다. 이들도 먹이를 찾으러 가야 한다. 아무카가 헌니! 야마!’ 하며 소리친다. 지금 가축 무리가 흩어지면 안 된다. 아무카 누나와 같이 무리 앞 쪽으로 달려가 채찍을 휘둘러 이들을 돌려 보냈다. 무리 주위를 돌며 이들이 흩어지지 않게 지켰다.

▲     © 강성욱

 

게르 루~을 하려면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두 집이 같이 이동한다. 두 집의 가축 무리는 오토바이와 말을 타고, 몰아서 이동 시킨다. 오토바이 두 대와 모루 2마리가 동원된다.

▲     © 강성욱

 

 

 

아침 먹고 나서 바로 오토바이와 모루는 가축 무리를 몰기 시작한다. 두 집의 가축이 섞이면 안 되니까 한 시간 차를 두고 가축 무리를 출발시킨다. 가축 무리가 출발하기 전에 약해 보이는 새끼들은 우리 안에 가두어 놓는다. 이들은 차로 이동시킬 것이다.

▲     © 강성욱

 

게르를 뜯기 전에 게르 안의 가구를 옮긴다. 호이모르 장식장과 찬장을 먼저 싣는다. 난로 물탱크와 같은 무거운 물건을 트럭 바닥에 앉히고 나서 게르를 뜯는다.

▲     © 강성욱

 

게르 한을 결박한 로프를 풀면 본격적으로 게르 해체 작업이 시작된다. 로프를 풀어 둥글게 묶어 갈무리 한다. 이 로프는 차에 짐 싣은 후, 짐 결박하는 데 사용한다.

▲     © 강성욱

 

▲     © 강성욱

 

▲     © 강성욱





 

 

 

게르 겉, 방수 갑바 천을 벗겨서 접는다. 양모 팰트로 된 방한재를 지붕과 벽에서 떼어내면 게르 골격 살이 나온다. 게르의 골격에서 지붕 중심원을 톤이라고 한다. 벽체는 한, 한과 톤을 연결하는 서까래 살은 온이라고 한다.

▲     © 강성욱

 

▲     © 강성욱



온을 한과 톤에서 떼어내 차에 싣는다. 한은 네 개가 연결되어 있다. 연결 줄을 풀고 한을 접어 차에 올린다.

▲     © 강성욱

 

▲     © 강성욱

 

▲     © 강성욱

 

▲     © 강성욱

 

톤에서 기둥 바근을 분리해서 차에 싣는다. 바닥에 깔린 방수 장판도 모두 걷어 가져가야 한다. 비닐 한 장 플라스틱 조각 하나 남겨두지 않고 모두 차에 싣는다. 그러니까 사람이 만든 것은 모두 가져간다.

▲     © 강성욱

 

▲     © 강성욱

 

심지어 연료로 쓰는 마른 소똥도 부대에 담아 싣는다. 스카이라이프 안테나로 사용하는 쇠기둥은 1.3톤 트럭에 실을 수 없어서 트롤리 뒤에 묶는다.

▲     © 강성욱

 

다음 학기에 소르고일에 들어 갈 빠피카도 한 몫 한다. 여기 아이들은 아직 힘만 약할 뿐, 어른과 거의 다름없다. 시키지 않아도 어른들이 일하는 속에서 같이 일한다. 게르를 결박한 끈이 감긴 철항을 빼기도 하고, 온을 빼 내 나르기도 한다. 난로 연료로 쓰는 마른 소똥도 아이들이 부대에 담아 옮긴다.

▲     © 강성욱

 

▲     © 강성욱

 

▲     © 강성욱

 

가축 새끼는 트로리에 싣어 트럭 뒤에 연결한다. 트럭 뒤 쪽을 비워 가축 우리로 만들어 남은 새끼들을 싣는다. 마지막으로 차 그늘에 늘어져 있는 노호이()가 있다. 이 녀석들이 30킬로를 뛰어 가는 건 무리다. 아무카가 줄로 노호이 목을 묶어 차에 올려 창살에 묶는다. 누가 보면 개장산 줄 알겠다.

▲     © 강성욱

 

▲     © 강성욱

 

드디어 게르가 있던 살림터가 텅 비게 되었다. 짐을 가득 실은 트럭 두 대를 앞세우고 우리는 뒤따라 갔다.

▲     © 강성욱

 

두 시간 정도 가니 앞서 간 헌니와 야마 무리가 보인다. 헌니는 그런대로 먼 길을 잘 가는데, 야마는 뒤처지는 놈들이 많다. 뿔이 있어서 그런가. 사막 들판에 홀로 떨어져 ~ ~’ 거리고 있는 녀석들을 붙잡아 차에 싣는다. 빠피카가 야마를 곧잘 잡아 온다. 아이들은 헌니 야마 새끼들과 같이 잘 논다. 마치 우리 아이들이 반려견하고 놀듯이 한다. 이제 몇 킬로만 가면 노고니 탈배가 나온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몽골생할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