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몽골사무소에서 현지 적응 교육 프로그램 중에서 몽골어 교육을 ‘구루 소르고일’에 위탁한다. 구루 소일고일에서 두달 간의 일정이 마무리되는 날이다. 두 달 간격으로 짜여진 일정은 지칠만하면, 마치고 새로 시작하니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영월에서 2개월, 울란바토르에서 2개월 시간이 훌쩍 건너 뛰어지는 느낌이다. 2월 13일 오전에 마지막 시험을 보았다. 말하기는 몽골어로 야리아 테스트, 듣기는 손소흐 테스트다. 힐쭈이 테스트라는 문법 테스트는 필기 시험이다. 말하기 테스트는 5분 정보의 텍스트를 작성해서 외운 다음, 어드나 선생 앞에서 말하고 평가받는 방법인데, 그 날에 어드나가 밖에 일정이 있어서 오지 못했다. 그래서 핸드폰에 녹음해서 오드나 박스에게 메일로 파일을 보내는 형식으로 말하기 시험을 치뤘다. 시험 마친 후 오요나 박스와 같이 산사르 슈퍼에 갔다. 오요나는 사라드와 소고기 보츠 재료를 사고, 우리는 김치전 재료인 밀가루와 김치를 골랐다.
몽골 가정에서는 전기 끓이기 솥을 사용한다. 여기에 수태채를 끓이기도 하고, 보츠를 찌는 찜통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수태채를 먼저 끓였다. 3리터 정도의 물에 녹차 두 수저를 넣고 끓인다.
끓이면서 국자로 저어주다가 5분 정도 끓여 녹차 물이 우려지면, 우유 1리터 정도를 붓고 끓인다.
끓이면서 차를 살살 퍼 부으면서 맛을 들인다. 차를 퍼 부을 때 흔들면서 부었더니 그러지 말고 한 자리에 살살 부으란다.
다 끓여지면 채로 녹차 잎을 거르면서 병에 붓는다. 잔에 따를 때도 채로 거르면서 녹차 잎이 찻잔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수태채를 단순하게 덥힌 우유에 녹차를 넣은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제 만들어보니 제법 정성이 들어간다. 수는 우유이고, 소유격 태를 붙이니까 우유가 들어간 차가 수태채다.
몽골인들은 아침식사를 수태채로만 해결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침식사를 밥이라고 하지 않고 ‘으글르니 채’ 즉 ‘아침 차’라고 부른다. 그리고 먹는다고 하지 않고, 마신다고 한다. 몽골인들은 아침인사로 ‘으글르니 채 오흐’하면서 아침 차 마셨는냐고 묻는다.
차를 끓인 다음 김치 전을 부쳤다. 그런데 전기솥이 프라이팬이 아니어서 부치기가 쉽지 않다.
크게 한 장 만들려니 다 붙어서 죄 뭉쳐버리고 만다. 할 수 없이 동그랑땡처럼 작은 크기로 부쳤다.
솜씨 좋은 이선생이 김치전 한접시를 해 놓았다. 한 점 입에 넣었다. 이국에서 먹는 김치전 맛이 아주 그만이다. 막걸리 생각이 난다.
보츠를 만들려고 밀가루 반죽을 했다. 우리의 칼국수나 만두피 반죽처럼 하면 된다. 피 빚는 방법도 같다. 밤톨보다 좀 크게 잘라 밀대로 동그랗게 밀면 된다.
만두 소에 해당하는 보츠 속은 소고기를 다져 만든다. 먼저 소고기를 잘라 다진다. 우리처럼 죽처럼 다지지 않고 잘게 썰기만 한다. 그리고 양파를 비슷한 크기로 썰어 잘 섞는다. 여기에 소금만 약간 넣어 적당히 간 맞추면 끝. 그런데 몽골인들은 소금 간이 우리보다 세다. 보츠뿐아니고 모든 음식이 모두 그렇다. 더구나 여기의 소금은 암염이라 천일염보다 훨씬 짜다. 우리의 만두 속은 김치와 두부, 부추 등 다양한 채소가 들어간다. 육류가 주식인 여기는 채소가 귀해서 양념 정도로 조금만 넣는다. 그리고 소가 초원에서 풀만 먹고 자라고, 우리처럼 피를 제거하지 않기 때문에 소고기에서 약간 냄새가 난다. 여기 고기 맛이 처음에는 좀 역하다. 그런데 자주 먹다 보면 괜찮아진다.
만두피에 보츠 속을 담아 손가락으로 서너 번 접어 붙이면 예쁜 모양의 보츠가 된다.
이를 찜기에 식용유를 발라 붙지 않게 한 다음 빚은 보츠를 넣고 찐다. 물이 끓기 시작해서 20분 찌면 된다며, 오요나는 정확하게 시계를 보며 보츠를 쪘다.
우리는 오요나가 만든 운두그(계란) 살라드와 보츠, 우리의 김치전을 곁들여 몽골어 현지 학습 수료 오찬을 했다. 내일 코이카 사무실에서 수료식을 하고, 파견지인 샤인샨드로 간다. 이제야 비로소 코이카 단원이 되었다. <저작권자 ⓒ 소금바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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