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가 3명인줄 알았는데, 저녁에 여학생 하나가 들어온다. 침게 동생이란다. 종합학교 졸업생인 아누카다. 시골에 있는 동생을 학교 보내기 위해 데리고 있는 것이다. 저녁 먹고 나서 침게가 샤가이를 하자고 하니, 다들 좋아한다. 선반 위에서 샤가이 한 꾸러미를 꺼낸다. 말끔하지 않고 기름과 핏기가 묻어 있다. 아마 시골집에서 자기들이 만든 것 같다.
샤가이의 첫 번째 놀이는 샤가이 따먹기다. 놀이 참가자가 샤가이를 한 웅큼씩 나누어 가진다. 한 사람이 숫자를 말한다. 그러면 그 수 만큼 샤가이를 낸다. ‘호여르’ 하면 두 개, ‘고롭’ 하면 3개를 낸다. 서너 명이서 내면 한 웅큼이 나온다. 그걸 두 손으로 감싸 들어 올린 다음, 바닥에 내려 뜨려 흩어 놓는다. 흩어진 샤가기 놓인 모양이 ‘모르(말)’이면 집어서 가져간다. 그리고 같은 모양, 티메, 야마, 헌 끼리 바둑 알까기처럼 손가락으로 튕겨 맞춘다. 맞추면 둘 중 하나를 집어간다. 실패하면 다음 사람으로 넘어간다.
두 번째 놀이는 공기놀이와 비슷하다. 샤가이를 가운데 모두 모아 무덤을 만든다. 그리고 목걸이 같은 쇠붙이 장신구를 한 손으로 던져 올린다.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그 손으로 샤가이 무덤을 흐트린 다음, 내려오는 장신구를 손으로 받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던져 올리고, 공기놀이처럼 샤가이를 손으로 집은 다음, 떨어지는 장신구를 잡는다. 성공하면 잡은 샤가이를 가져가고, 다음 사람으로 넘긴다.
이 게임이 끝나면 샤가이를 모르 모양으로 열지어 세운다. 일렬 또는 디긋자로 길게 열을 지운다. 그리고 맨 끝에 각자 말을 세운다. 그리고, 샤가이 네 개를 윷 처럼 바닥에 던진다. 떨어진 샤가이 모양에 모르가 나오면, 그 수 만큼 자기 말을 전진시킨다. 결승점 까지 가면 이긴다. 모르가 많이 나오면 환호성을 지르고, ‘추! 추!’ 하며, 말 타는 것 처럼 신나게 호들갑을 떤다. 윷놀이처럼 상대방 말을 잡지는 않는다. 셋이서 샤가이 놀이 한 순배 하니, 거의 두 시간이 지나갔다. 한 판 더 하면 네 시간, 서너 판 하면 날 새겠다. 제법 승부욕이 발동하는 재미있는 놀이다. 몽골인들이 춥고 긴 겨울에 게르에서 이런 놀이로 긴긴밤을 벼텼을 것이다.
<저작권자 ⓒ 소금바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몽골생할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