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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샨드의 몽골 가정을 방문하다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3/09 [05:34]

샤인샨드의 몽골 가정을 방문하다

강성욱 | 입력 : 2018/03/09 [05:34]

 

현지 적응 교육 중에 파견예정지에 일주일간 다녀오는 일정을 OJT라고 한다. 1월 25일 샤인샨드에 갔다가 수요일인 1월 31일에 울란바타르로 돌아 왔다. OJT의 목적은 파견예정 기관 사전 점검과 숙소 물색이다이 기간 동안에 파견 기관에 들러 인사하고, 2년 동안 묵을 숙소도 구해야 한다. 25일 아침에 랜트한 SUV 차량으로 권 코디와 솔롱거이선생 넷이 샤인샨드를 향해 출발했다뿌연 울란바타르의 오타를 뚫고 나오니 시원하다명색이 고속도로인데 왕복 2차선이다도시 외곽으로 빠져 나오니 오가는 차량이 적어 시속 70km 이상 속력을 낼 수 있다그런데 저속 차량이 앞에 있으면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가서 추월을 한다맞은편에오는 차량이 없으면 다행인데도시를 멀리 벗어나기 전에는 통행량이 많아 아슬아슬한 곡예를 한다울란바타르에서 약 100km 정도 까지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아스팔트가 파손된 곳이 많아 차량이 속력을 내지 못한다몽골은 도로를 거의 외국 차관으로 건설하였다경제 사정이 나빠 도로 유지에 예산 배정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시 외곽을 벗어나 한 시간 정도 가니점점 오가는 차량이 보이지 않고, SUV가 쌩쌩 달린다멀리 지평선 너머 길에 햐얀 신기루가 깔린다점점 사막 분위기가 나타난다들판에 눈은 사라지고누런 땅이 그냥 드러나 있다겨우내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단다여기서 부터는 일년 내내 하늘에서 물 몇 방울 떨어지지 않는 사막이다. 

 

 

두 시간 정도 지나자 멀리 도시가 보인다. ‘초이르라는 도시다지도에서 보면 울란바타르와 샤인샨드 중간 쯤에 있다고속도로 휴게소 격인 식당 앞에 차를 세우고 점심을 했다.

 

 

샤인샨드는 울란바타르에서 남쪽으료 550km 정도 떨어져 있다샤인샨드는 모래 언덕이 빙 둘려져 있는 분지에 자리잡은 도시다분지 외곽에 철도가 지나간다철도역 부근을 외 샤인샨드분지 안쪽은 내 샤인샨드라 한단다더르너고비 인구가 68,000명이고샤인샨드는 12,000명 정도이다샨드가 무슨 의미냐고 물었더니 물 이란다샤인은 샌(сайн)이니까 좋은 물이라는 의미가 된다이 사막에 왠 물이냐고 했더니 아주 오랜 옛날에 여기가 바다였단다고비가 완전한 골격을 갖춘 디노사우루스 화석이 발견된 지역이니까 평원이었을 것이고여기는 낮은 지형으로 바다였던 셈이다지질학적인 의미로 도시 이름을 지었다.

 

 

도시에 들어서니 내가 묶을 민박집 주인이 승용차로 기다리고 있다그 차를 따라가 민박집에 갔다주인은 교육문화예술국 회계 담당 직원인데키가 건장하고 몸집이 좋다긴 코트에 장화 신고뚜벅뚜벅 가는 모습이 북방의 러시아 여성처럼 강인해 보인다아파트에 들어서니 방으로 안내하며여기를 사용하란다그런데 침실이 하나 밖에 없다식구가 3명이라고 했는데하나 밖에 없는 침실을 나에게 주면 다들 어디서 자나앞에 집이 하나 더 있나온갖 생각이 다 든다그런데 나중에 숙소 물색할 때 다녀보니 대부분의 아파트가 거실 하나에 침실 하나다겨울이 길고난방이 어려운 이곳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게르 하나에 온 가족이 모여 사는 몽골인들의 생활 습관으로는 이런 아파트가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다일주일 동안 손님인 내가 안방 차지하고주인들은 모두 거실에서 기거 했다거실 벽에 머르호르한쪽에 말안장이 보인다주말이면 시골집에 가서 말을 탄단다여기도 우리처럼 시골집은 늙은 부모가 지키고젊은이들은 도시에서 편하게 산다주인이 자기 이름을 소개한다뭐라 하는지몽골인들은 이름이 길어서 따라 부르기 어렵다그랬더니 침게라고 부르란다그들도 이름 부르기 어려우니까 두자나 세자로 줄여서 부른다나중에 코이카에서 우리를 안내하는 투무르에게 물으니 신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이상 모두 편하게 줄인 이름을 부른단다.

 

 

주인이 전기 냄비에 몽골 만두인 보츠를 넣고 스위치를 올린다잠시 후에 보츠 한 접시를 담아주며 먹으란다몽골말은 간단하다. ‘타 이드흐 호’, ‘너 이거 먹어’ 그리고 양 내장 순대를 꺼내 썰어준다냄새가 고약하다보츠는 그런대로 참고 먹을 수 있다양 내장 순대를 목에 넘기려니 보통 고역이 아니다이럴 때 소주라도 있으면그런데 이게 간식인줄 알았는데나중에 알고 보니 저녁이었다아무튼 이 날은 고픈 배를 끌어 안고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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