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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밑 지형이 드러난 사막의 하얀 불탑

차간 소바르가

강성욱 | 기사입력 2019/07/31 [03:15]

바다 밑 지형이 드러난 사막의 하얀 불탑

차간 소바르가

강성욱 | 입력 : 2019/07/31 [03:15]

▲     © 강성욱

 

몽골 여행을 짧게 오면 울란바타르 근처에 있는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초원의 맛을 본다.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오는 젊은이들은 사막을 보고 싶어 한다. 몽골에서 사막은 고비다. 고비는 풀이 잘 자라지 않는 곳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사막하면 모래 언덕 듄이 이어지는 풍경을 상상한다. 하지만 사막은 연간 강수량이 250mm가 안 되는 곳, 물이 적어서 수목이 잘 자라지 않는 곳을 말한다. 그래서 고비 전 지역을 사막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래 언덕 듄이 펼쳐진 곳은 어쩌다 있지 쉽게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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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더르너고비에는 관광 포인트가 적다. 고비 여행은 주로 돈드고비나 우뭉고비 아이막의 관광 포인트를 찾아 간다. 그런데 더르너고비가 돈드나 우뭉 고비와 맞붙어 있지만 바로 갈 수 있는 길은 없다. 몽골은 울란바타르에서 각 아이막으로 부채살처럼 길을 만들어 놓아서 바로 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울란바타르로 올라가서 돈드고비로 가는 길을 잡아야 한다. 울란바타르의 신공항이 생기는 남쪽 근교에 투브 아이막 종 모드가 있다. 여기서 더르너고비와 돈드고비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돈드고비를 지나가면 우뭉고비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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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고비 여행의 첫 번째 일정으로 차간 소바르가를 잡는다. 차간은 흰색이고 소바르가는 불탑을 말한다. 하얀 불탑이다. 울란바타르에서 돈드고비 중심 도시인 만달고비’, 우뭉고비의 중심 도시 달랑자드가드로 이어지는 2차선 포장도로가 있다. ‘종 모드에서 돈드고비로 가는 길로 들어서서 200km 정도 가면 만달고비가 나온다. 하지만 도로가 파인 곳이 많아 속도를 시속 60km 이상 내기는 어렵다. ‘만달고비서 포장도로를 벗어나 사막 길로 들어가 150km 정도 가면 을지트 솜이 나온다. ‘을지트 솜에서 남쪽으로 4km 정도 더 가서 차간 소바르가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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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간 소바르가는 오래 전에 바다 밑에서 만들어 진 점토 지질의 퇴적층이 육지로 솟아올라 침식되어 지층이 드러난 지형이다. 붉은색과 흰색이 교차되는 퇴적층이 장대하게 펼쳐져 있어서 지질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보면 반색할 것이다. 이 퇴적층을 멀리서 보면 하얀 탑처럼 보인다고 해서 차간 소바르가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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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인들은 여기를 용의 신령이 깃들여져 있는 힘센 땅이라고 한다. 예전 고비의 왕이 이 곳 경관에 감동하여 하얀 성산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곳에서 서쪽으로 20km 정도인 홀드 솜에 비슷한 바다 밑 퇴적지형이 드러난 곳이 있는데, 그 곳은 붉은 성산이라고 한다. 오랜 옛날 이곳에 거대하고 힘센 수컷 용이 딸과 같이 살다가 나중에 붉은 색과 흰색 탑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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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간 소바르가의 동쪽 편은 가파르게 침식되어 퇴적층이 드러난 절벽이다. 서쪽은 평평하게 평원으로 이어진다. 절벽은 경사가 거의 90도에 가깝게 깎여 나간 협곡이다. 여기서 높은 곳은 높이가 80-100m에 이르고, 이 지형이 400m 정도의 넓이로 이어져 있다. 그리고 협곡 아래는 울퉁불퉁한 작은 언덕으로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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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육지의 암석과 흙을 깎아 내, 물에 실어 바다로 가지고 간다. 강물의 흐름이 멈추는 강어귀 부터 물에 실려 온 흙과 자갈이 바닥에 내려앉는다. 이 때 덩어리가 큰 자갈은 바로 가라앉고, 모래는 좀 더 멀리, 입자가 작은 진흙은 더 멀리 흘러가 퇴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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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지형을 아래부터 살펴보면 흰색 진흙층과 붉은 색 층이 겹겹이 나타난다. 이는 지형이 수백만 년의 시간 동안에 융기하여 육지와 가까워졌다가, 침강하여 깊은 바다가 되는 과정이 반복된 것을 보여준다. 윗부분으로 가면 자갈이 섞인 퇴적층이 나온다. 이는 지형이 융기하여 강어귀에 올라와 자갈 지형이 만들어지고, 계속 융기하여 현재의 높이가 된 것이다. 이곳의 해발 고도는 1,191m 이다. 그 이후에 물과 바람에 의해 오랜 세월 동안 깎여 나가 현재와 같은 기이한 지형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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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드고비는 알타이-고비 산맥의 끝자락에 붙어 있어서, 더르너고비 보다 구름이 많고, 비가 자주 내린다. 여름에 갑자기 큰 비가 내리면, 홍수가 되어 차간 소바르가의 절벽으로 떨어져 내려 거대한 폭포와 여울이 된다고 한다. 이 때 나는 물소리가 너무 커서 몇 킬로미터 밖까지 들린다고 한다. 그리고 봄에는 모래 바람과 회오리가 자주 일어나 가축들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일도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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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유목민들은 주로 낙타를 키운다. 낙타는 바람을 잘 견디고, 억센 풀과 사막 나무인 자그 모드의 잎을 먹을 수 있다. 이들은 여름철에 여기를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게르를 대여하고 있다. 이런 곳은 관광캠프에 비해 샤워나 편의 시설이 부족하여 불편하기는 하지만, 저렴하게 이용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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