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즐겁게 살려면 고기 먹을 줄 알아야 한다 ④

고깃국에 소금만 치면 탕국

강성욱 | 기사입력 2018/11/26 [12:31]

몽골에서 즐겁게 살려면 고기 먹을 줄 알아야 한다 ④

고깃국에 소금만 치면 탕국

강성욱 | 입력 : 2018/11/26 [12:31]

▲     © 강성욱

 

우리는 먹는 것으로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먹을 때 행복하다. 여기에다 맛있게 먹으면 더 즐겁다. 이런 즐거움을 더 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한다. 이런 과정을 우리는 요리라고 한다. 요리는 자연물을 사람이 즐겁게 먹을 수 있도록 맛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그러니까 요리는 사람의 행복을 더 해주는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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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몽골 고기를 우리 입맛에 맞게 순화시키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몽골인들은 고기를 물에 한번 끓인 상태로 먹는다. 물론 채소를 함께 섞어 끓이기는 하지만 좀 부족하다. 고기의 강한 맛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우리 입맛에는 어색하다. 물과 음식 재료가 풍부한 곳에 사는 우리는 음식 재료를 두세 번 조리해서 음식을 만든다. 간단한 나물 요리도 물에 데쳐서 독기를 뺀 다음, 무치거나 볶아서 내 놓는다. 그래서 몽골 고기도 이런 방식으로 요리해 보았다. 결과는 아주 훌륭했다. 탕국,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내가 아는 요리들의 맛이 한 차원 좋아졌다. 내가 아침에 즐겨 하는 무탕국을 소개한다.

 

 

무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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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 갈비탕, 미역국과 같이 고기와 채소를 곁들인 국에 간단히 소금간만 해서 만든 국이 탕국이다. 대체적으로 탕국은 맛이 시원하고, 속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아침 식사로 아주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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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국에 들어가는 재료는 이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몽골에서 생산되는 무는 만진이라고 한다. 만진은 두 종류가 있다. 속이 붉은 울란(붉은) 만진’, 속이 노란 샤르(노란) 만진이 있다. 그런데 만진은 생으로 먹으면 맛이 산뜻해서 샐러드 용으로는 좋다. 하지만 익히면 감자처럼 퍽퍽해지고, 국물은 별로 우러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무와 같은 햐얀무는 중국에서 수입한다. 속이 하야니까 차간(하얀) 만진이라고 한다. 탕국용으로는 차간 만진인 무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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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채소 재료는 배추다. 배추의 몽골 이름은 배차. 그런데 배차는 양배추를 말한다. 우리 것과 같은 배추는 김치 배차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김을 따랜(바다) 배차라고 한다. 미역은 슐른 따랜 배차. 국에 넣는 바다 배추인 것이다. 몽골인들은 잎이 넓은 채소를 뭉틍그려 배차라고 부른다. 무와 배추는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채소 가게에 흔치 않다. 수입 채소를 취급할 정도로 좀 큰 가게에 가야한다. 값이 비싸지는 않다. 둘 다 킬로그램에 이천 투그릭 정도 한다. 값은 일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는다. 무 큰 것은 일킬로가 조금 넘고, 배추 한포기는 대략 이킬로 정도 된다. 그러니까 배추 한포기가 오천 투그릭, 무 한 개가 이천투그릭 정도 한다. 매일 무탕국을 끓인다고 하면, 배추 한포기는 거의 한달 간 쓸 수 있고, 무는 일주일 정도 간다. 배추는 겉의 시래기를 뜯어내고 겉 잎부터 손으로 뜯어 넣는다. 1인분에 큰 잎 삼분의 일 정도면 된다. 배추 잎을 뜯을 때 칼을 대지 않으면 오랫동안 색이 변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다. 칼로 자르면 세포벽이 파괴되어 세포질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쉽게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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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국에 넣는 채소는 무를 많이 넣고 배추 잎을 조금 넣는다. 그런데 맛과 모양을 더하기 위해서 파와 마늘, 버섯, 그리고 청경채 같은 푸른 잎 채소를 넣는다. 푸른 잎 채소를 구하기 어려우면 건미역을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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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맛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향료다. 고춧가루와 후루가루를 치면 국 맛이 훨씬 좋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고기국 먹을 때 고추와 후추가루를 거의 빠트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보다 한 차원 높은 생채소 향료가 있다. 고수다. 중국 이름은 향차이’, 이곳 이름은 얀슈이. 얀슈이는 여기서 재배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한다. 그런데 신기하게 얀슈이는 여름 동안에는 보이지 않는다. 겨울에 추워지면 가게에 자주 나온다. 값은 비싸지 않다. 노민슈퍼마켓에서 고수 10뿌리 정도 들어 있는 200그램 정도 한봉지가 800투그릭 정도 한다. 이 것으로 거의 일주일 정도 국이나 찌개, 볶음에 향료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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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여년 전에 중국 사천성 지역을 여행할 때, 현지 식당 음식에서 독한 향차이 냄새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몽골에서 고기국을 끓일 때, 향차이 한 잎으로 국물 맛이 이렇게 좋아지다니 이해가 안 되었다. 가만 생각하니 향차이를 넣는 양 때문에 맛이 달라지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지 음식에 넣는 재료를 적당하게 사용하면 맛이 훌륭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이 래시피 운운한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입맛이 다르니 절대적인 래시피는 없다. 여러 번 해보고 내게 맞는 양을 찾는 게 최선이다. 그럴려면 혼자살아야 하니까, 나 처럼 코이카 활동을 고려해보시기 바란다. 참고로 나의 무탕국 1인분 레시피를 소개한다.

 

소고기나 양고기 수육 100g(한 주먹 정도)

100g(긴 무 가로로 1.5mm 굵기로 세 쪽 잘라 조각 냄)

배추잎 50g(큰 잎 삼분의 일 정도)

가는 파 한 뿌리(우리의 쪽 파 반 뿌리 정도)

마늘 두 쪽

건미역 10g 정도(청경채 한 잎 정도, 둘 다 넣으려면 양을 조절하면 됨)

포고버섯 한 개(버섯은 고급이니까 넣으면 기분이 럭셔리해짐)

고수(향차이) 반 뿌리(경고: 신중하게 결정하기 바람, 일단 한번 맛보면 끊기 어려움)

고춧가루 한 티스푼

후추가루 약간(양념통 숟가락 절반 안 되게, 과하면 매움)

새우젓 큰 숟가락 하나(소금 양념통 숟가락 하나, 액젓 큰 숟가락 가득 안 되게, 1등 새우젓, 2등 액젓, 3등 소금)

육수 200ml(뚝배기 가득 차게 넣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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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탕국은 내가 거의 일 년 내내 아침 식사로 먹는다. 아직까지 물리거나 맛이 좀 갔다는 생각은 안 든다. 때로는 아침 식사의 즐거움을 생각하며 외로운 밤에 잠을 청하기도 한다. 내 숙소 방문객들에게 이 탕국을 끓여주면, 아주 맛있다고 칭찬을 한다.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이 입맛에 잼병인 몽골인들이고, 공짜로 먹었다는 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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