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나담 축제 ⑥

모린 가자르의 말 경주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8/20 [13:47]

사막의 나담 축제 ⑥

모린 가자르의 말 경주

강성욱 | 입력 : 2018/08/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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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경주가 벌어지는 모린 가자르(말 경기장)는 나담 탈베(경기장)에서 동쪽으로 5킬로미터 정도 외곽의 풍력발전소 근처에 있다. 몽골어의 가자르는 땅을 의미한다. 여기에 한발 더 나가 역할을 가진 장소, 공간, 건물, 또는 단체나 부서를 의미하기도 한다. 몽골인들은 명사나 형용사를 경우에 따라 만들거나 도입하지 않고, 고유어 하나로 뭉퉁그려 여러 경우에 적용하여 사용한다. 작은 소유로 살아가는 노마드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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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린 가자르 주변에 각 솜 캠프가 차려져 있다. 롭슨과 같이 델그르 솜 캠프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들은 캠프에 말을 묶어 둘 마장과 기거할 게르를 설치하였다. 솜의 유목민들은 자신의 게르와 경주에 참가할 말을 싣고, 가족과 함께 나담 모린 가자르에 모인다. 나담은 일터를 떠나 가족과 함께 즐기는 휴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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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담은 멀리 사는 친구를 일 년에 한번이라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기회다. 여기서 친구들의 소식도 전하고, 선배들의 유목 지식도 배우고 교류한다. 과거에 정복 시대 때 초원의 유목민들이 모여 대집단을 이루었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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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여자 아이가 말을 능숙하게 타고 지나간다. 반면에 우리와 같이 온 샤인샨드의 아이들은 말에 어눌하다. 어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말에 올라 기념 찰영하는 정도다. 몽골 아이들도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유목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같은 곳에 살아도 생활 정도에 따라 습성이 달라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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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그르 솜의 유목인, 빠슨트로치의 세 살 바기 아들이 말을 몰고 돌아다니고 있다. 아이의 다리가 짧아 편자에 발이 채 닫지도 않는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걱정되어 양 쪽 편자에 아이의 발을 끈으로 묶는다. 아이는 자기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말을 능숙하게 몰고 마장을 돌아다닌다. 심지어 엄마에게 뭘 달라고 할 때도 말을 몰고 와서 해결한다. 부모가 아이를 말에서 내려 놓으려고 하자 아이는 울음을 터트린다. 할 수 없이 한나절 내내 아이를 말 위에 둘 수 밖에 없다. 몽골 아이는 걸음마보다 말 타는 것을 먼저 배운다는 것이 여기에 보여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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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말 경주에 참가할 준비를 한다. 말의 나이 두 살부터 연령대별로 경주한다. 기수는 몸무게가 작게 나가면서 말에 숙달된 아이들이 맞는다. 경기복장을 하고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나이를 물어 보았다. 아홉 살 짜리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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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을 점잖게 차려 입은 할아버지가 말을 꼼꼼하게 살핀다. 대장정에 나가는 어린 손자가 걱정되는 모양이다. 말의 매무세를 단두리하고 손자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한다. 이 할아버지는 다음 세대를 이어갈 손자와 말을 보며 흡족해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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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나가는 말들이 모인고 있다. 솜 깃발을 앞세우고, 아이들은 이여어이여어노래를 합창하며, 말을 몰며 마장을 돈다. 마치 전투에 나가는 전사들의 사기를 돋우는 의식같이 보인다. 이들이 마장을 도는 동안 경주에 나가는 말들이 다 모이면 경기장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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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결승점 앞에서 경주마들이 입장한다. 검색대에서 말의 나이와 기수인 아이를 확인하고 말들이 결승 라인에 집결한다. 이들은 여기서 경기 시작점까지 말을 몰고 이동한다. 그리고, 결승점인 여기를 향해 질주하게 된다. 나이가 적은 말은 십이킬로, 나이가 많은 말은 이십오킬로를 경주한다고 한다. 이들은 왕복 이십여킬로에서 오십킬로까지 달리는 대장정을 한다. 이 경주에 기수로 참가하는 선수의 나이가 겨우 아홉 살 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 아이들과 비교하기가 어렵다. 유목민의 대담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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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들이 출발하고 서 너 시간 정도 지나서 결승점에 가까운 곳에 있는 경기 참관자가 전화로 말들이 오고 있다고 알려 준다. 멀리서 먼지가 보이고 나서 십 여분이 지나면 말들이 결승점에 들어온다. 결승점에는 5등 까지 팻말을 든 경기 심판이 말을 달려 쫒아가, 승리한 말의 기수에게 팻말을 쥐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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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말들은 땀이 범벅이 되어 들어온다. 말 주인인 아이들의 부모와 형들은 말의 몸에서 땀을 쓸어내리기 바쁘다. 1등에서 5등까지의 말들은 우리에 모아 사람들에게 구경시킨다. 그런데 말을 몰고 온 선수인 아이는 뒷전이다. 사람들은 기수에게는 관심이 없다. TV 카메라도 기수 아이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과 경주에 참가하지도 않은 말 주인인 어른들을 조명하고 인터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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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주는 말을 잘 타는 선수를 뽑는 경주가 아니다. 긴 거리를 지치지 않고 잘 달리는 말을 뽑는 것이 이 대회를 하는 목적이다. 초원의 유목민들은 우수한 종자의 말을 가려서 번식시킬 필요가 있다. 이들의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는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말을 고르고, 보존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자신들의 문화의 번성시키고, 대동단결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것이 초원의 축제 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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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수상한 말에 기수인 아이를 태우고 수상식을 한다. 말 머리에 하닥(몽골인들이 예를 할 때 손에 드는 천)을 묶었다. 이 말은 대단한 영광을 누리고 있다. 몽골인들에게 하닥은 최고의 경의를 표시하는 장식이다. 집안의 어른들이 총 출동하여 수상식에 참가한다. 아야그에 애릭() 한 잔, 상패 액자와 상금을 받는다. 기수 아이는 가방을 하나 선물로 받았다. 이들은 말을 끌고 경기장을 돌며 환호한다. 오늘이 바로 가문의 영광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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