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의 또 다른 바다에 듄이 있다

일승망항의 모래 언덕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6/23 [14:02]

고비의 또 다른 바다에 듄이 있다

일승망항의 모래 언덕

강성욱 | 입력 : 2018/06/23 [14:02]

▲     © 강성욱

샤인샨드는 옛날에 바다였었는데, 물이 모두 말라 분지가 되었다. 사람들이 분지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유는 바람 때문이다. 바람이 많은 사막에서 어지간한 바람은 분지 언덕에서 흩어지거나 방향이 바뀌어 분지 밖으로 흐른다. 그래서 도시는 바람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더르너고비에 또 다른 바다가 있어서 찾아 갔다. 그곳에는 많은 모래가 언덕을 이루고 있다. 샤인샨드에서 1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일튼 솜에 있는 일승망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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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샨드에서 남쪽으로 자밍우드까지 왕복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잘 닦여 있다. 이 도로를 통하여 중국 접경도시 자밍우드에서 울란바타르로 물류가 이동한다. 대부분의 생필품을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이 도로는 몽골의 생명줄이다. 그래서 관리상태가 괜찮은 편이다. 이 도로를 따라 40킬로미터 정도 가면 어르긍 솜이다. 그리고, 100킬로미터 정도 가면 일튼 솜이 나온다. 몽골 도로는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거리 판단은 자동차 계기판이나 구글 지도에 의존해야 한다. 도로를 따라 120킬로미터 정도 가니, 오른쪽으로 도로가 갈라진 곳이 나타났다. 이정표도 없고, 별다른 표시가 없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려야 찾을 수 있다. 갈라진 도로를 따라 나오면 자동차 타이어 자국으로 난 사막길이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30 킬로미터 정도 가면 목적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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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저지대로 내려가다 보면, 사막에서 보기 드문 향나무와 비슷한 침엽수 군락지를 볼 수 있다. 중앙아시아 고비에만 자생하는 자그 모드이다. 모드는 나무니까 자그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다. 사람들은 고비 자그라고 한다. 큰 자그 나무는 우리 키 정도로 자란 것도 있다. 5-10미터 까지 자란다고 한다. 잎이 뽀족하여 양이나 염소는 먹지 못하고, 낙타는 자그 잎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자그는 뿌리를 길게 뻗어 물이 적은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바람에도 잘 견딘다. 그래서 사막에서 살 수 있는 나무다. 나무 몸통은 회색빛으로 단단해 보인다. 사막에서 성장이 더딘 자그 나무는 단단해서 오래 탄다고 한다. 그래서 열량도 풍부하다. 100kg의 자그목이 80kg의 석탄과 같은 열량을 배출한다고 한다. 거의 석탄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자그나무를 자라나는 석탄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마구 베어가서 자그 나무가 거의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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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 모드 군락지는 지나니 저 멀리 붉은 지붕의 집들이 보인다. 일승망항 캠프다. 일승망항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캠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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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 들렀다가 듄 쪽으로 차를 몰고 가다가 일이 났다. 가는 모래 땅이라 자동차 바퀴가 쉽게 빠진다. 승용차 두 대를 교대로 밀어서 끌어내다가 결국 길을 포기했다. 차를 돌려 나와 멀리 돌아 듄 아래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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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언덕 아래는 습지를 이루고 있다. 비가 적은 사막에서 습지가 있는 것은 여기가 바다의 깊은 바닥이라는 증거다. 오래 전 이 바다에 물이 가득 있었을 때, 육지에서 깍여 나온 모래가 물을 따라 흘러 흘러 깊은 바닥에 쌓였다. 사람들은 이런 곳을 바다라고 한다. 모두 다 바다 준대서, 아니면 바닥까지 내려왔다고 해서 바다라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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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물이 말라 사막이 되었다. 거센 사막 바람은 바닥의 모래를 날려 보낸다. 바람이 잠잠해지면 날리던 모래는 내려 앉아 쌓인다. 그래서 분지 한 곳에 듄이 생기게 된다. 듄의 모래는 바람 따라 계속 밀려 다닌다. 바람을 맞는 쪽은 모래가 깍여 나가 경사가 급한 언덕이 된다. 바람 따라 언덕을 넘어간 모래는 다시 쌓여 완만한 구릉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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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저 쪽에서 검은 구름이 나타났다. 검은 덩어리 구름은 거센 바람과 같이 몰려온다. 듄의 언덕 마루 모래가 날리기 시작한다. 아이들과 공놀이 하다가 갑자기 맞는 바람에 몸을 가누기도 힘들다. 다들 서둘러 언덕 아래로 내려와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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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언덕을 내려와 차량까지 왔더니 사람들이 ~’ 탄성을 지른다. 몇 키로미터 쯤 떨어진 곳에서 소용돌이 바람이 생겼다. 거세게 몰아 부치는 바람이 달구어진 사막 공기를 휘감아 용수바람을 만들었다. 잠시 후 하나가 또 생긴다. 두 소용돌이는 한참을 돌다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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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경사가 급한 언덕 아래서 위로 뛰어 올라가는 게임을 한다. 나도 도전해 봤지만 절반도 못 올라가 포기했다. 나이는 어쩔 수 없는가. 여기 모래알의 입자가 아주 곱다. 굵기가 0.1 밀리미터 정도로 아주 미세하다. 암갈색의 어두운색 입자가 많이 섞여 있다. 철과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 성분이 많이 포함된 것이다. 그리고 모래에 습기가 거의 없다. 옷이나 몸에 붙지 않는다. 모래 속에 뒹굴다가 한번 털면 다 떨어진다. 여기서 모래찜질로 신병 치료를 하기 위해서 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특히 신장에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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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언덕 아래 평지에 샤만 기도처가 있다. 몽골 민간 신앙 어워는 보통 언덕 위에 있는데 여기는 다르다. 다가가보니 어워 와는 형태가 다르다. 어워 처럼 돌을 쌓아 성황당을 만들지 않고, 기둥을 세우고, 오색 천을 감았다. 가운데에 화로가 놓여 있다. 화로 위의 솥에는 우유가 담겨 있다. 수태채를 끓이는 형태다. 그런데 화로 안에 나무는 있는데, 불을 붙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상징적으로 만든 화로인 것 같다. 그 위에 생명의 양식인 우유를 담은 솥을 올려 놓았다. 대지는 생명의 어머니이니까 우유를 바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몽골에는 이처럼 다양한 샤마니즘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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