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아이들은 자기 표현을 할 줄 안다

세브지드 춤 경연대회 더르너고비 예선

강성욱 | 기사입력 2018/10/30 [14:19]

몽골 아이들은 자기 표현을 할 줄 안다

세브지드 춤 경연대회 더르너고비 예선

강성욱 | 입력 : 2018/10/30 [14:19]

▲     © 강성욱

 

▲     © 강성욱

 

몽골 전통 춤을 보면서 의문점을 가졌었다. 반주 음악은 현대화 되어 있다. 전자 악기는 물론이고, 드럼과 서양 악기가 섞인 음악을 반주로 춤을 춘다. 가락에 현대 대중음악 가락이 석여 있기도 하다. 춤사위에 현대화된 안무도 많이 들어 있다. 그리고 머루 호르나 흐미 같은 몽골 전통 음악을 반주로 하는 춤에도 비슷한 안무의 춤사위가 들어 있다. 세계를 정복한 민족이니까 여러 민족의 춤을 다 흡수해서, 이런 식으로 발전했나 생각했다. 이러한 의문점이 풀리는 기회가 생겼다.

 

▲     © 강성욱

 

▲     © 강성욱

 

▲     © 강성욱

 

 

후흐드 어르동(어린이 궁전)에서 토요일(1013)에 세브지드 경연대회 더르너고비 아이막 예선이 있었다. 처음에는 큰 공연으로만 생각하고 보았는데, 참가자들의 태도가 다르다. 춤을 추는 아이들이 표정이나 동작이 그렇게 진지할 수가 없다.

 

▲     © 강성욱

 

더기에게 물어봤더니 세브지드라는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세브지드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어르동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의 주인공이 세브지드다.

 

▲     © 강성욱

 

세브지드는 1916년에 더르너고비 아이막의 하탕볼라그 솜의 작은 절에서 태어났다. 그는 사원에서 승려가 되어 화부로 일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4세 청년이 되자 절에서 나와 군대에 들어간다. 군대 극장에서 무용수가 되면서 예술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후 그는 천재적인 재능으로 몽골 고유의 춤을 구상한다.

 

 

옛적 고대 흉노 시대의 역사를 고찰하고, 몽골인의 전통 생활의 모습, ‘할흐 몽골(현재 몽골의 대부분 지역)’ 자연 환경을 녹여낸 춤을 생각한다. 여기에다 그의 태생적인 신념인 종교적(불교) 색체를 더하여 춤을 디자인하고 안무하게 된다. 그는 잘람 하르(그를 보라)’, ‘아도친(마부)’, ‘차찰(고수레)’, ‘바롱 몽골(서부 몽골)’ 등을 비롯한 130여개의 춤을 안무하고, 몽골춤의 골격을 만들고, 기본 루틴을 창작한다.

 

 

이후 몽골인들은 그의 춤에 빠져 들었고, 열광하게 된다. 이후 그는 몽골인민공화국에서 인민배우가 되었고, ‘몽골 국가 상을 수상하였다.

 

▲     © 강성욱

 

▲     © 강성욱

 

 

현재 여기 학생들은 몽골 전통춤으로 세브지드가 안무한 춤을 배우면서 자란다. 몽골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세브지드의 춤을 추면서 몸을 단련시킨다. 몽골에서 세브지드는 이제 전통 춤의 일반 명사가 되었다. ‘세브지드라고 하면 사람들은 몽골 춤이라고 말한다.

 

▲     © 강성욱

 

▲     © 강성욱

 

▲     © 강성욱

 

 

세브지드 경연대회는 격년제로 열리는 몽골 아이들이 가장 선망하는 춤 페스티벌이다. 여기에 나오기 위해서 아이들은 고된 훈련을 하고, 온갖 준비를 한다. 마침 올 해가 세브지드 경연대회가 있는 해이다. 이번 더르너고비 예선에는 독무 37, 군무 13개 댄스 그룹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두 개의 춤을 공연한다. 세브지드 춤 하나, 창작 또는 다른 안무 춤 하나를 추어야 한다.

 

▲     © 강성욱

 

▲     © 강성욱

 

▲     © 강성욱

 

 

창작 춤에 한국 춤이 있다. 춤의 제목을 물어보았더니 솔롱거스라고만 한다. 공연한 아이에게 어디에서 춤을 배웠느냐고 물었더니 무용 선생님에게서 배웠다고만 한다. 한복과 춤사위가 북한 것과 비슷하다. 여기 무용 선생들이 학창 시절에 북한 사람에게서 춤을 배워와 아이들에게 알려준 모양이다.

 

▲     © 강성욱

 

 

국립 무용단에서 두 명의 무용수가 심사위원으로 나왔다. 오전 10시 좀 넘어서 독무부터 경연이 시작되었다. 여섯 살 짜리 아이부터 나와 자신의 춤을 보인다. 아이들 하나하나 모두 춤추는 모습이 매우 진지하고 즐거워 보인다. 물론 춤사위도 나무랄 데 없다. 어떤 아이가 그런다. 춤에 빠져들지 않으면 좋은 춤이 안 나와요. 이거 심사위원 힘들게 생겼다.

 

▲     © 강성욱

 

▲     © 강성욱

 

 

100개 정도 되는 춤이 다 나오려면 10시간 넘게 강행군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오후 3시 쯤 군무 몇 개 지나갔는데, 정전이 되었다. 몽골의 변두리 지방은 기술이 떨어져서 전기 선로 하나만 고치려고 해도, 전 시가를 정전시킨다. 갑자기 어르동(공연장)은 캄캄해지고, 아이들은 절망에 빠진다. 두 시간 넘게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들은 하나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자기 차례가 오기만 기다린다. 드디어 다섯시 넘어 전기가 들어왔다. 아이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린다. 어르동이 쿵쾅거리고, 음악과 춤에 흔들거리기 시작한다. 늦은 밤이 되어서야 경연을 마쳤다.

 

▲     © 강성욱

 

▲     © 강성욱

 

예선에서 독무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급에서 두 명씩 선발한다고 한다. 군무는 한 팀이 선발되었는데 2번 학교 댄스 그룹이다. 이게 잘된 건 지 어쩐 건 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세브지드 본선대회 까지 한글 교실을 쉬자고 한다. 본선에서는 세 곡이나 공연해야한다고 한다. 전통 세브지드 하나, 세브지드 루틴의 새로운 안무, 창작 안무 이렇게 세 곡을 하려면 정말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못이기는 척 하고 넘어갔다. 본선 대회는 11월 첫 주 토요일 생샨드에서 열린다. 세브지드의 아들인 수하바트르가 아버지의 고향인 더르너고비에서 본선을 하자고 주장했단다. 고비가 삭막한 사막이지만 몽골인들에게는 예술의 고향이다. 이런 곳에서 잠시나마 살게 된 나에게 좋은 선물을 준 세브지드에게 감사한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문화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