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사람들은 축제를 하고 싶어 한다

몽골 국가 수학 올림피아드(2018.05.11)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5/27 [12:24]

고비 사람들은 축제를 하고 싶어 한다

몽골 국가 수학 올림피아드(2018.05.11)

강성욱 | 입력 : 2018/05/27 [12:24]

 

▲     © 강성욱

 

샤인샨드에서 지난 511일부터 14일 까지 몽골 국가 수학 올림피아드가 열렸다. 몽골의 21개 아이막에서 259명의 학생과 교사가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초중고 초중고 학교급별로만 올림피아드를 개최한다. 반면에 몽골은 9-12학년 까지 학년별로, 교사대회까지 개최한다. 올림피아드가 개최되는 시기가 한국과 비슷하지만 학년 기준 년도가 달라 한국은 학년 초에 몽골은 학년 말에 열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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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도시 샤인샨드에서는 수학 올림피아드가 상당히 큰 행사다. 이들은 어쩌다 한번 가지는 전국 행사를 즐겁게 치르고 싶어 한다. 물론 자기들이 가진 역량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다. 우리나라처럼 시험 치르는 하루 행사로 끝내는 게 아니라, 나흘 동안 문화 공연, 체육 행사, 문화재 관람을 하고 참가자들이 경시를 보는 순서로 축제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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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아침부터 기관 사람들이 분주하다. 수학 올림피아드 오프닝 세러모니가 광장에서 1230분에 열렸다. 광장에 무대가 설치되고, 내빈용 의자가 놓여진다. 기관 직원과 젊은 교사들이 노인들을 부축하고 들어온다. 은퇴한 원로 교사들을 초대하였다. 전국에서 은퇴한 수학 교사 중에서 노인들을 이십여명 초대하여 대접하였다. 원로 교사들은 대회 기간 동안 샤인샨드 시내 호텔에서 숙식하면서 폐회식까지 참여하였다. 노인들을 보면서 조금은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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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오후 테아트르에서 축하 공연을 하였다. 맨 앞자리에는 원로 교사들을 모신다. 참가 학생과 교사들을 위하여 샤인샨드 소르고일의 무용 클럽들이 아이들이 총동원된 공연이 열린다. 행사 때마다 여기 아이들의 공연을 보았다. 아이들의 동작이 점점 세련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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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이들은 K-POP에 빠져 있다. 길을 가며 흥얼거리는 노래, 따라하는 춤이 주로 K-POP이다. 그런데 무대에는 외래 POP에 연관된 작품이 전혀 올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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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고일에 무용 클럽에는 지도 교사는 있지만, 춤동작은 거의 선후배의 내림으로 배운다고 한다. 학교 방문 하였을 때 체육관에서 K-POP을 틀어 놓고 무용 스탭 연습하는 수업을 참관한 적은 있다. 그런데 무대에는 정작 자기들 것만 올린다. 우리와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아직 전통 질서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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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무용 중에 군복을 입고 러시아 군대 춤과 비슷한 군무도 있다. 한 아이에게 이거 러시아 군대 춤이구나 했더니 정색하며 반박한다. 이 옷은 몽골 군대 옷이고, 몽골 군대 춤이지 러시아 것은 절대 아니라고 열을 올린다. 하긴 국가관이 최고니까 이래야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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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은 참가 학생들이 4개 소르고일에 나뉘어서 농구와 배구 시합을 했다. 여기는 기온차가 심하고, 바람이 많아 운동장에서 하는 운동을 거의 못 한다. 실내 운동인 배구와 농구를 즐겨한다.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오전에 하마링 히드로 구경하고, 우리는 어린이궁전에서 폐회식 준비를 하였다. 여기는 이벤트 업체가 없어서 무대 장식을 모두 교사들이 와서 꾸민다. 무대를 장식하는 풍선 수 백 개를 대여섯 명이서 모두 입으로 불어서 달았다. 나도 몇 개 불었더니 힘이 팽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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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의 주요 내용을 시상과 축하 공연이다. 시상품은 상장, 상패, 메달, 올림피아드 앰블램, 그리고 부상으로 노트 두 권과 봉투 하나가 있다. 봉투를 살짝 들여다 봤다. 교사에게 주는 상인데 이만 투그릭 짜리가 여러 장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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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은 스포츠 올림픽 메달 수여식처럼 단상에 올라가 한다. 학년별, 교사 급별로 수여하니 수상자 수가 꽤 많다. 수상자 대부분은 울란바타르 학생들이다. 몽골 인구의 절반 정도가 사는 도시라 교육 여건이 가장 좋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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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지막 공연은 2번 소르고일의 낙타 춤이다. 낙타가 고비의 상징이니 피날레 장식에 잘 어울린다. 이 팀에는 한글 교실에 나오는 아이들이 있다. 9학년이니까 중학교 졸업생이다. 이 아이들은 아흐라흐(고등학교)를 어떻게 선택할까 고민 중이다. 소르고일은 12개 학년이 묶여 있지만 전학이 자유롭다. 그리고 아흐라흐와 같이 학교 급이 바뀔 때에는 자신이 원하는 학교로 선택하여 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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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망과 대중교통이 발달되지 않은 몽골에서는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 산업사회인 지금은 유목민들이 정착민인 한국 사람보다 덜 이동하며 산다. 사막의 작은 도시에 문화 인프라도 취약하다. 여기에 틀어 밖혀 사는 사람들은 문화적 욕구에 목말라 있다. 그렇다고 수도로 쉽게 다녀 올 수도 없다. 그래서 테아트르의 어지간한 공연도 항상 만원이고, 광장에서 작은 행사만 해도 모두 몰려 온다. 우리 같으면 아이들 시험으로 간단하게 치러버렸을 수학 올림피아드를 이들은 온 도시가 들썩이는 문화제로 일을 벌였다. 사람들이 나흘 동안 뛰고, 춤추고 놀았다. 이것으로 사람들의 문화 갈증이 조금이라도 해소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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