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가객 소소르바람

소소르바람 샤인샨드 공연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5/22 [19:02]

초원의 가객 소소르바람

소소르바람 샤인샨드 공연

강성욱 | 입력 : 2018/05/22 [19:02]

소소르바람 이야기 하기 전에 아쉬운 말은 먼저.

공연을 보면서 준비 많이 했는데,

동영상들 괜찮은데,

주말에 자료 정리한다고, 파일 이리 저리 옮기다 그만 지워 버렸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정리 잘해야지, 교훈을 삼을 수 밖에.

작업이 한참 지난 후에 동영상이 사라진 걸 알았다. 쉬프트 누르고 딜리트 했는지 휴지통에도 없다. 윈도우 PE로 부팅해서 파일리커버로 살렸는데 재생이 안 된다. 엠피포 고치는 프로그램 대여섯가지 동원해 봤다. 역시 안 된다. 휴일 오후 다 날리고, 황당해서 늘어져 버렸다. 다행히 페이스북에 올렸던 영상 하나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     © 강성욱

 

테아트르에 중후한 음유시인 풍의 남자가 사색하는 모습의 현수막이 걸렸다. 그림으로 보아서는 시낭송하는 것 같기도 하다. 현수막을 보고 있는데, 지나가던 기관 동료가 아는 척을 한다. 엄지척을 하며, ‘’, ‘한다. 저녁 7시 시작이다. 여기 공연은 거의 다 그렇다. 급하게 집에 들어가 국수로 허기 때우고 부랴부랴 나왔다.

▲     © 강성욱

 

입장권이 만오천투그릭이다. 오 센데! 가수 네 다섯이 나오는 공연이 만투그릭인데, 혼자 나오는데 만오천이면 꽤 비싸다. 7시 오 분 전이다. 이 공연도 30분 이상 지나야 시작하겠지? 느긋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객석은 절반도 채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 ~ ~’하며 막 올리는 신호음이 울린다. 어쩔라고? 좀 어리둥절하다. ! 이 공연은 품격이 있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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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올라가고, 풍채 좋은 노년에 접어드는 연미복 차림의 가수가 등장한다. 마이크를 잡고 관객과 인사하고 몇 마디 소감을 말한다. 그리고 몽골인들의 애창곡 미니 세한 에즈’ ‘나의 좋은 어머니를 반주 없이, 한 소절씩 객석과 번갈아 부른다. 마치 음악 강습이나 합창단 지휘처럼 객석을 장악하고 노래한다. 객석 분위기가 올라가고, 늦은 사람들 급히 자리에 앉고, 공연 분위기가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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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의 바리톤 가수다. 성량이 괜찮고, 높은 음까지 소화하며 노래한다. 그는 가창 중에 손과 몸 동작으로 객석과 분위기를 잘 맞춘다. 뮤지컬 배우처럼 감정 표현을 하고, 아카펠로 소리로 기교를 주기도 한다. 무대 전체를 오가며 관객을 아우른다. 한 곡 끝나면 관중들이 열광한다. 그러나 그는 터져 나오는 박수를 제지한다. 시간이 아깝다는 것이다. 이 시간 동안에 당신들을 충분히 감동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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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는 아직 저작권 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아 보인다. 공연장 분위기도 자유스럽다. 객석에서 사진 찍는 것은 물론이고, 동영상 찰영까지 맘대로 한다. 극장 안내자나 공연하는 가수도 이에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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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마스트 텡그르를 낭송한다. 내가 슈레의 녹음을 따라 읽을 때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중후하게 울리는 저음과 소리의 강약으로 여운을 준다. 세상의 아름다움, 세상에 순응하여 살라는 단잔 라브자의 가르침. 삭막한 환경에서 사는 이들이라 숙명을 쉬이 받아들이는가. 샤인샨드 소르고일 아이들이 앉아서 무용하고, 그는 울램진 차나르를 부른다. 울랜진 차나르는 고귀한 성자가 여기 있으니, 다 같이 행복하게 살자. 단잔 라브자 자신을 자찬하는 노래같아 보인다. 몽골인들이 좋아하는 노래인데 음의 높낮이 변화가 심해 따라 부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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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두 시간 가까이 지나갔다. 그는 자켓을 벗고 기타를 들고 무대 아래로 내려온다. 기타를 메고, 관중들과 같이 싱어롱을 한다. 따라 부르는 객석의 노래 소리가 아름답게 화음을 이룬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대중가수 음악회를 가까이하지 않아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수들도 이처럼 객석과 같이 하나 되서 노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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