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대장장이 롭슨

몽골 공예가

강성욱 | 기사입력 2018/05/04 [19:39]

사막의 대장장이 롭슨

몽골 공예가

강성욱 | 입력 : 2018/05/04 [19:39]

 

 

알탄고비 거리 끝자락에 4층 짜리 상가가 있다이 상가 지하에는 머리방봉제실공방들이 있다공방을 들여다 보니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그런데 방 이름이 다르항이다몽골의 제2도시 이름도 다르항이다사전을 찾아보니 대장간대장장이라고 나와 있다쇠붙이로 연장을 만드는 곳대장간이 다르항이다몽골인들은 공업도시를 건설하고도시 이름을 다르항이라고 붙였다이들은 용어를 단순하게 사용한다어떤 것이 들어왔을 때비슷한 말이 있으면 그냥 붙여서 사용한다덕분에 그들의 옛 말이 더러 남아 있다.

 

 

 

휴일 오후 나른하게 늘어져 있는데누군가 문을 두드린다열어보니 기관 경비 롭슨이다자기집으로 식사 초대를 하러 왔다심심하던 차에 선뜻 나서서 그의 집에 갔다.

 

 

 

 

몽골인들은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수태채부터 권한다수태채에 우유말린 과자 아롤을 곁들이면 훌륭한 다과가 된다잘 말린 아롤은 딱딱해서 이빨로 깨트리기가 쉽지 않다작은 조각을 입에 넣고 부드러워질 때 까지 기다렸다가 씹어야 한다식사 메뉴는 간단하다몽골 만두 보츠와 계란사라드양고기 수육 이게 전부다음료로 시골서 가져온 에릭을 따뜻하게 데워서 내 놓는다우유 발효주를 증류한 에릭은 약간 퀴퀴한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알콜 도수가 소주보다 약간 높고그런대로 마실만하다에릭을 델구르에서 살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시골에 가서 가져와야만 한다고 한다인사동에서 사온 풍경 하나를 선물로 주었다상당히 기뻐하며 이걸 어디에 달 까 여기저기 대 본다식사 마치고 자기 아질태(일터)로 가잔다따라가 보니 그는 다르항으로 들어간다그는 대장장이다다르항에서 그는 여러 가지 장신구를 만들고 있었다말 안장재갈온갖 금속 장식을 만드는 장인이다그가 만든 장신구들을 보이며 자랑한다.

 

 

그는 반지 샘플 책을 나에게 내밀며그 중의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영문도 모르고 하나 골랐다.
 

 

 

 

 

그는 벽 선반에서 내가 고른 반지 번호에 해당하는 거푸집 틀을 찾아 화로에 세운다장신구 거푸집 틀은 중국에서 들어온다고 한다.

 

 

 

 

 

 

그리고은장식을 잘라 저울에 달더니 틀에 얹어 녹이기 시작한다토치에 불을 붙이고발풍구를 구른다토치에서 강한 불꽃이 나와 금속과 틀을 가열한다토치 연료는 휘발유라고 한다. 5분 정도 열을 가하니 틀 위에 있는 금속이 녹아서 틀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금속이 모두 녹아 틀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불을 끄고냉각제가 들어 있는 통으로 덮어 눌러 식힌다.

 

 

 

 

몇 분 후에 거푸집을 모루 위에 올려 놓는다망치로 두드려 깨니 예쁜 반지 하나가 나타났다.

 

 

 

 

 

게이지로 내 손가락 굵기를 잰 다음, 반지를 가열하여 손가락 굵기에 맞춰 모양을 잡기 시작한다. 열을 가하고, 망치로 두드리고, 접합 금속 실을 녹여 붙인다. 이런 작업을 몇 번 하자 멋진 반지 하나가 탄생되었다.

게이지로 내 손가락 굵기를 잰 다음반지를 가열하여 손가락 굵기에 맞춰 모양을 잡기 시작한다열을 가하고망치로 두드리고접합 금속 실을 녹여 붙인다이런 작업을 몇 번 하자 멋진 반지 하나가 탄생되었다.

 

 

 

찬 물에 식힌 다음 가져와서 내 손에 끼워준다그리고 항상 끼고 다니라고 한다이거 참 낯 선 땅에서 이런 선물을 받다니고맙다.

 

 

 

롭슨은 맥가이버 형 만능 기술자다사무실 시설가구집기 조금이라도 삐걱거리면그가 해결한다그는 어쩌다 한번 씩 나와서 사무실 메인트넌스를 한다그리고 4명이 교대로 하루 씩 경비 근무를 한다남는 시간에는 다르항에서 장신구들을 만든다그가 이렇게 열심히 벌어도 벌이가 한 달에 이백 달러 정도 밖에 안 된다그는 요즘 나에게 한국어를 배울려고 매달린다목적은 한국에 가서 돈 벌기 위해서다여기는 6월부터 8월 까지 석 달이 방학이다선생들도 이 기간 동안 한국에 나가 일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돈이 필요하다초원에서 살 때는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도시가 문제다방 한 칸 짜리 아파트 월세가 노동자 한 달 벌이에 해당하는 50만 투그릭이나 된다그들이 안락한 도시 생활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그리고 그 에게는 올해 아흐라흐(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둘째가 있다이 아이를 울란바타르로 보내 공부시키려면 꽤 많은 돈이 들어간다여기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교육이 부모 등골 빼먹는 것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어찌 보면 교육도 하나의 노동착취 수단이다도시 생활과 자녀 교육이 이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일을 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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